영국의 통계학자인 심슨(Simpson, E. ; 1910~1961)은 1951년에 여러 개의 그룹을 합쳐 놓았을 때 각 그룹의 우열 관계가 뒤바뀌는 현상에 대하여 주목하였다.
예를 들어 새로 나온 어떤 약이 남녀 모두에게 이전의 약보다 더 좋은 효능을 보인다. 그러나 그 약은 전체적으로 볼 때 효능이 더 떨어진다. 혹은 어떤 회사는 직원을 채용할 때 남자보다 여자를 선호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여성의 채용 비율이 남성에 비하여 더 낮다.
이와 같이 동일하지 않은 가중치를 적용함에 따라 부분에 대한 분석 결과와 전체에 대한 분석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을 '심슨의 역설(Simpson's Paradox)'이라고 한다.
어느 대학에서 신입생의 합격률(지원자 수에 대한 합격자 수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합격률이 더 낮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학교 당국에서는 이와 같은 결과의 원인이 여학생의 합격률이 더 현저하게 낮은 특정 학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실제로 모든 학과에서 여학생의 합격률이 남학생의 합격률보다 높게 나타났다. 통계 처리 과정에서 계산 착오나 정보 누락이 있었을 것 같지만 이와 같은 현상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대학에서 2개 학과의 합격률이 다음과 같다고 하자.
이 표로부터 다음을 알 수 있다.
∙ A 학과에서는 여학생의 합격률이 40%로서 남학생의 합격률 33%보다 높다.
∙ B 학과에서도 여학생의 합격률이 75%로서 남학생의 합격률 71%보다 높다.
그런데 2개 학과를 합하면 전체 여학생의 합격률은 56%로서 전체 남학생의 합격률인 60%보다 낮다. 이것은 합격률이 높은 B 학과의 남학생 수가 많아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와 같이 확률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람들의 직관과 반대되는 역설적 상황이 흔히 발생한다.
적정주가를 분석할 때도 이런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원유가격 상승이나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이 개별 기업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모두 다른데, 뭉뚱그려 전체 효과만을 분석할 때가 그런 예다. 주가 분석을 할 때도 '심슨의 역설'을 범했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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