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100일을 맞아 안산 단원미술관에서 세월호 추모 특별 기획전이 열린다고 해서 주말에 아들녀석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가는 길에 화랑유원지에 자리잡은 합동분향소에도 들렀습니다.
모든 실종자 분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시면 가려고 마음먹고 그동안 미뤄뒀던 것인데 이제는 될 수 있는 한 자주 찾아가봐야 하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모두의 관심이 이제 100일 전과는 사뭇 다릅니다. 휴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찾는 이들이 뜸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리 쉽게 잊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방명록을 작성하고 국화꽃을 바치고 분향을 하고 특별법 제정 서명도 했습니다(저는 이미 했지만 이번엔 아내 이름으로). 저 수많은 검고 노란 리본들을 보세요. 도대체 얼마나 더 끔찍한 일이 일어나야 가만히 있지 않을까요.
분향소 바로 뒷편의 경기도미술관에 잠시 들르러 가는 길입니다.
하늘은 맑고 꽃들은 화려하게 피어났지만 편히 쉬지 못하는 영혼들은 아직도 구천을 헤매고 있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아직 어린 아들녀석은 상황 파악을 못하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반사적으로 미소를 짓습니다. 저런 미소가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보면 이건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가 더 이상 잃을 것이 또 뭐가 있을까요.
분향소를 뒤로 하고 단원미술관으로 향합니다.
온 나라가 유병언의 시체 놀음으로 시끄럽습니다. 세월호 특별법은 어처구니 없는 이유들로 표류만 하고 있습니다. 여당은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하고 야당은 여당 탓만 하느라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들 개개인이 잊지 말고 압박하고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광장에도 나가고 서명운동도 벌이고 분향소에도 찾아가고 추모공연도 관람하는 등 세월호에 관련된 일이라면 여건이 힘들더라도 작은 것에라도 관심을 둬야 합니다. 일부러 그래야 합니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라는 말이 공허한 구호로만 끝난다면 우리 모두는 공범이 될 숙명이기 때문입니다.
이대로 멈추고 이대로 덮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우리 자식들에게 '미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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