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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개그노트

로마의 말 엉덩이

by mathpark 2014. 1. 23.

 

미국의 철로는 폭이 일반적으로 4피트 8.5인치이다. 그냥 옛날부터 원래 그랬던 거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지만, 한번 따져보자고 들면 참으로 생뚱맞고 이상한 수치의 폭이다. 왜 미국의 선로는 딱 떨어지는 숫자의 폭이 아니라 굳이 그렇게 복잡한 숫자의 폭으로 정해지게 된 것일까? 

 

영국의 기준 수치가 그렇고, 미국으로 간 이주자들이 그것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국인들은 왜 또 선로의 폭을 그렇게 정했을까? 그것은 마찻길을 깔아왔던 사람과 같은 사람들이 선로를 건설했기 때문이다.

 

그럼 그들은 왜 그렇게 이상한 수치로 길을 만들었던 것일까? 마차의 크기에 맞추어 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차는 왜 또 그런 수치로 만들었을까? 그렇게 마차를 좀 널찍하게 만들지 않으면, 아주 옛날부터 있었던 낡은 길에 깊이 팬 바퀴 자국에 마차 바퀴가 빠져버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그 옛날의 낡은 도로는 또 누가 만들었을까? 바로 영국에 군대를 파견하기 위해 로마인들이 건설한 것이었다. 이 도로는 먼 과거에도 사용되었고 마차가 생긴 다음에도 사용되었다.

 

그럼 그 깊은 바퀴자국은 어쩌다가 생겼을까? 옛날 도로에 깊은 바퀴자국을 남긴 것은 바로 로마의 전차들이다. 그리하여 그후로도 마차의 바퀴가 망가지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결국 마차를 로마 황제를 위해 제작되었던 전차들과 폭이 같게 제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미국의 선로 폭은 로마시대 전차의 바퀴 폭에서 유래된 것이다.

 

관료주의는 그렇듯 죽지 않고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도대체 어떤 엉뚱한 작자가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몰라도, 로마시대의 전차는 말 두 마리의 엉덩이 사이의 폭에 맞추어서 그 폭이 정해졌다고 한다.

 

우주선 발사대에 세워져 있는 우주 탐사선을 보면, 연료 탱크에 두 개의 추진 로켓이 장착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그것을 전문용어로는 솔리드 로켓 부스터(SRB)라고 부르는데, 미국 유타주에 있는 한 회사에서 제작한다.

 

기술자들은 원래 그 부스터를 좀더 입체감이 나게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부스터를 유타에 있는 공장에서 발사대까지 기차로 운반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기차선로가 산악지대에 있는 터널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부스터의 폭도 하는 수 없이 터널의 폭에 맞추어야 했다. 

 

그리고 기차가 지나가는 터널의 폭은 물론 로마시대의 전차의 폭, 그러니까 말 엉덩이 두 개의 폭보다 조금 넓게 설계되어 있다.

 

그렇게 해서 세계에서 가장 고도로 발달된 교통수단인 우주왕복선의 디자인이 두 말 엉덩이 사이의 폭에 기준해서 설계된 것이다.

 

그런데도 진정 말의 엉덩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 롤프 브레드니히 <위트 상식사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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