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졸업반 복학을 앞두고 있고 아들 녀석은 고3이 되므로 올 겨울에는 식구들과 해외여행 한 번 가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다가 계획을 세워 실행합니다. 일을 오래 쉴 수가 없어 가볍게 2박 3일의 일정으로 적당한 곳을 물색하다가 결국 가까운 일본의 오사카로 결정했습니다. 아내는 회사일 때문에 안타깝게도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새벽 일찍 집을 나섰지만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은 역시 거의 만차여서 주차하는데 꽤 애를 먹었습니다.
스마트패스를 미리 등록해 두어 오랜 기다림 없이 출국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원래 아침밥을 거의 잘 안 먹는데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니 배가 고파서 공항 내 식당에서 밥을 먹습니다. 설렁탕과 김치찌개와 으헑 아침부터 햄버거라니.
사전에 예약한 좌석은 세 식구가 각각 떨어진 자리였는데 직원분께서 쓱 훑어보시더니 비상구열 좌석에 붙어가는 건 어떠냐고 하셔서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짧은 거리지만 잠시라도 다리를 쭉 뻗고 갈 수 있으므로 개이득.
드디어 출발.
오사카 간사이공항 도착.
ICOCA 교통카드를 발급받아 이동합니다.
난바역으로 가기 위해 우리가 탈 것은 일반적인 지하철이 아니고...
미리 예약해 둔 라피트(rapi:t)라고 부르는 특급열차를 타고 갑니다.
덕분에 조금 더 빠르게 난바역에 도착.
우선 짐을 보관해 두고 가볍게 돌아다녀야 해서 난바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사쿠라가와 역으로 한 정거장을 이동합니다.
유치원 하교 시간인지 깜찍한 호빵맨 버스가 아이들을 내려주고 있네요.
우리의 숙소는 Hotel Abitare Namba-West라는 곳입니다. 조용하고 쾌적하다는 후기를 보고 예약했습니다. 2박에 34만 원.
이메일로 받은 현관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드나들 수 있고 체크인 코드는 이따가 체크인할 때 인증용입니다. 모든 절차가 무인으로 이루어집니다.
호텔 로비에는 만화책이 한가득.
짐 보관소에 짐을 맡겨두고 가볍고 자유로워진 상태로 이제 계속 걸어야 하는 건가.
걸어서 번화가로 나아가면서 이리저리 둘러보니 이제야 진짜 오사카 땅을 밟았다는 게 실감이 납니다.
도톤보리에 입성합니다. 사람들 겁나게 많네요.
글리코사인 실물 영접.
첫날이라 비교적 멀쩡한 상태라서 과감하게 얼굴 공개. 둘째 날부터 사라질 예정입니다. ㅋ
울 딸 화장 잘 먹었는데 아까비.
한참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다 보니 그새 배가 고파져서 라멘집을 고르고 고르다가...
그래도 처음 오사카에 왔으니 이치란라멘을 먹어주기로 합니다.
오사카에 도착 후 첫 생맥주. 얼마 전에 도쿄에도 다녀왔던 딸아이가 일본 생맥주가 정말 맛있다고 분명 아빠가 반할 거라고 했었는데 10000% 공감합니다. 너무 시원하고 맛있습니다.
매운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6단계도 그리 맵지 않아서 더 올려도 되겠습니다. 차슈와 함께 마늘, 파, 김까지 얹어서 먹으니 완전함 그 자체입니다.
배를 채웠으니 다시 돌아다녀 봅니다.
소화도 시킬 겸 GiGO 오락실에 들렀습니다.
신나는구나.
다이마루 백화점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 저 짱구 셔츠 참 마음에 들었는데 다시 보니 안 사온 게 후회가 됩니다.
다이마루 백화점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풍경. 미세먼지가 거의 없어서 공기가 깨끗하여 자동차들이 갓 세차한 것처럼 반짝거리고 길바닥에 껌, 담배꽁초 등 쓰레기가 없는 것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어느덧 해가 저물고 어둠이 내려앉아 다시 찾은 도톤보리.
이번엔 낮과는 다른 스폿에서 찰칵찰칵. 이번 여행에서는 GX1과 아이폰6S,13,15를 이용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결과적으로 GX1과 아이폰6S의 품질과 색감이 좋았던 듯. 둘째 날부터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폰으로만 사진을 찍었는데 매우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밤이 깊어가고 다리도 아프고 또다시 슬슬 허기가 지며 맥주도 한 잔 마시고 싶어 집니다.
다이키수산에서 회전초밥으로 저녁을 먹기로 합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어디든 웨이팅을 감수해야 하는데 저희가 운이 좋아서인지 3인조라서 그런지 이치란라멘에서도 다이키수산에서도 거의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해체작업 중이었을 참치를 입구에 전시해 놓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발걸음이 가게로 향하게 만드는군요.
테이블마다 키오스크가 있어 회전 중인 초밥 이외에도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면 바로바로 제공이 됩니다.
생맥주 맛에 푹 빠져서 다른 술은 쳐다볼 생각도 안 하게 되었습니다. ㅎㅎ
종류도 다양하고 재료도 신선하여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가 되었습니다.
회가 두툼하고 밥 양이 많은 편이어서 한국에서처럼 많이 먹지는 못했습니다. 세 명이서 이 정도면 선방. 포장도 되니 간편하고 가성비 좋은 초밥집으로 추천합니다.
아빠는 생맥주에 맛 들이고 아이들은 GiGO에 맛 들이고.
돈키호테에서 물건들을 좀 쓸어 담고 이제 숙소에 체크인을 하러 가야 되겠습니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곳이라 태블릿으로 직원과 원격으로 체크인 과정을 진행합니다. 사전에 후기를 봤을 땐 체크인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글들이 보였는데 약간의 영어만 된다면 무난하게 할 수 있습니다.
아담하지만 4인 가족이 충분히 머물 수 있는 적당한 크기의 방입니다. 예약 단계에서 흡연실, 금연실도 고를 수 있는데 저희는 당연히 금연실이어서 냄새 없고 깨끗합니다.
인덕션, 전자레인지, 냉장고, 식기 잘 갖추어져 있고 조그맣지만 욕조도 있고 어메니티 품질도 좋고 수건 넉넉하고 난방 잘 되고 이만하면 나무랄 데 없는 숙소를 잘 고른 것 같습니다.
이제 숙소에 짐을 풀었으니 근처 편의점을 털러 가야겠습니다.
숙소 근처에 세븐일레븐과 로손이 있어서 둘 다 털어왔습니다. 잠도 못 자고 하루종일 많이 걸어서 피곤하지만 아이들과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느지막이 일어나서 설렁설렁 관광 위주로 돌아다닐 계획입니다.
딸아이는 도쿄에 갔을 때 하루 3만 보씩 걸었다고 하면서 이만하면 매우 양호한 거라고 합니다. ㅋㅋㅋ
'뭐든찍어볼까'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 오사카 여행 #03 (2) | 2025.03.04 |
---|---|
2025 오사카 여행 #02 (1) | 2025.03.02 |
2024 추석 여행 #02 (4) | 2024.09.20 |
2024 추석 여행 #01 (4) | 2024.09.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