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읍뱃터 나들이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분이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아서 가볍게 1박 2일 나들이 계획을 세웠다고 통보해 주셨습니다. 덧붙여서 요즘 가격이 다소 착해졌다는 킹크랩을 저더러 쏘랍니다.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출발합니다.

 

주말이지만 영종대교 건너 목적지까지 가는데 막힘이 없었습니다.

 

우선 오늘 묵을 숙소에 짐을 풀었습니다. 무늬만 호텔이지 그냥 모텔급입니다. 많은 것들이 부족했으나 숙박비가 저렴하니 그러려니 합니다.

 

숙소 바로 앞이 구읍뱃터 어시장입니다. 유명하다는 소금빵집은 하루종일 인산인해입니다.

 

근처를 한바퀴 돌면서 시간을 좀 때웁니다. 새로 지어진 호텔은 깨끗하고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저기서 묵어봐야겠습니다.

 

예약해 둔 시간이 아직 한참 남아있지만 일찍 시작할 수 있을지 혹시 몰라 어시장으로 가봅니다.

 

엄청 큰 방어가 입구에서 반겨줍니다. ㅜㅜ

 

압도적 크기의 킹그랩을 실물로 영접하니 마음이 동해 바로 주문해서 먹기로 합니다.

 

일찍 오니 창가에 자리가 남아 있어 느긋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현재 시세로 킹크랩만 먹으면 kg 당 9만 원, 모둠회를 추가하면 11만 원이랍니다. 저희는 후자로 주문했습니다.

 

싱싱하고 깔끔하게 잘 차려져서 나옵니다. 상차림비 인당 4,000원 별도.

 

두툼하게 썰어낸 회도 저희 네 식구가 먹기에 충분한 양이었습니다.

 

드디어 킹크랩이 손질되어 식탁 위에 올라왔습니다. 생물에 비해 양이 적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래도 꽤 큰 녀석이라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일품입니다.

 

뭐니뭐니해도 게딱지 볶음밥은 진리입니다.

 

물회와 매운탕까지 제대로 푸짐하게 잘 먹었습니다.

 

저녁시간이 되자 빈자리도 없고 대기줄도 길어지는 모습을 보며 저희는 이만 퇴장합니다.

 

주변을 배회하다가 소금빵도 한 봉다리 사고 아이들 입가심한다고 탕후루도 맛봤습니다.

 

2차를 하기 위해 어슬렁대다가 '뜻밖의 루프탑' 발견. 정말 뜬금없는 가게 이름에 걸맞게 뜻밖에 좋은 분위기입니다.

 

주류도 엄청 다양하고 기본적인 안주도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다트 게임도 할 수 있고,

 

포켓볼도 칠 수 있어서 소화시키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오락실 게임기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어느덧 밤이 깊어갑니다. 날씨 좋고.

 

내일은 저곳에서 해장을 할 예정입니다.

 

숙소에 다 왔으나 그냥 들어가기가 조금 아쉬우므로 1층에 있는 '독도왕새우튀김' 집에서 간단하게 또 한 잔씩.

 

이튿날 체크아웃하고 아점을 먹으러 '바다앞라면집'을 찾았습니다. 해물라면과 간장김밥 세트에 차돌짜파를 추가하여 먹었습니다. 해장이 너무너무 잘 됩니다. 문어해물라면도 유명하다는데 문어 수급이 원활치 않다고 주문 불가였습니다. 아쉽.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매우 알찬 기념일을 보내서 뿌듯합니다. 아내분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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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데 거북섬에서 뮤직페스티벌을 한다고 합니다? 백지영 본다고 아내와 딸은 일찌감치 출동하였고 저는 일이 있어 조금 늦게 합류했습니다. 도착하니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공연을 시작합니다. 탄탄한 연주실력이 돋보입니다.

 

국카스텐! 뭐 말이 필요 없습니다. 실력 못지않게 관객들과의 호흡 또한 역시 명불허전입니다.

 

"거씽꼬". 하현우를 비롯해 모두들 완전 빵 터졌습니다.

 

이틀 간의 강행군에 지쳐갈 무렵 마지막 무대에 올라온 부활의 모습을 보며 끝까지 자리를 지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레전드이기에 찬사의 박수를 연신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건강을 많이 회복한 모습이 괜히 뭉클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집에 모셔두고 있는 부활 2집 LP를 플레이하기 위해 턴테이블을 물색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뜻깊은 기념일을 즐거운 이벤트들로 가득 채웠다는 뿌듯함에 올해도 무사히.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