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신해철 : 1968.05.06-2014.10.27>
◆ 나는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한국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많은 분노를 느꼈다. 국가의 틀이 개인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어느 누구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 2004.07.27.
◆ 요즘 매스미디어를 보면 미쳤거나 덜 떨어졌거나 아니면 뇌를 다쳤거나 그런 상황인 것 같다. - 2005.05.29.
◆ 간통을 사회적 해악이라 보기 어렵다. 어떤 사람에게는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의미하기도 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국가가 섣불리 시나리오를 쓰기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겠다. A와 B라는 두 남녀가 있을 때 C라는 사람이 있어서 B와 C 사이에 간통이 벌어졌다. 그런데 카메라가 B와 C를 잡아서 영화를 만들 때는 카피문구가 이렇게 나온다. '하늘도 거역하지 못한 사랑.' 관객들이 볼 때는 남편인 A가 무관심으로 B를 대하면서 지금까지 이 사람을 학대해온 세월이 밉고 A가 밉다. 그러나 카메라 각도가 딱 돌아가서 A, B를 비추면 부부 사이에 끼어든 C는 악녀가 되고 만다. 이건 모든 사람의 관점의 차이다. - 2005.11.03.
◆ 댄스 음악가와 라이브 음악가는 엄연히 구분돼야 하는데 한국 대중은 이에 대한 포용력이 부족하다. 퍼포먼스 가수가 립싱크를 하는 것은 대중을 위한 일이라 믿고 즐겨라. 라이브를 원하면 가수들의 콘서트에 가면 되지 않나. - 2006.03.10.
◆ 외국에 여행을 가면 놀란다. 입국심사대를 통과할 때 뮤지션이라고 하면 일단 활짝 웃는다. 짐도 안 열어본다. 런던에서 택시를 탔는데 뮤지션이라고 하니까 뒤돌아보면서 '오, 모든 사람이 뮤지션이 되고 싶어하죠' 이러더라. 우리나라는? 엄마한테 따귀 맞는 것부터 시작한다. 풍토가 너무 다른 거다. (…) 매스미디어가 장기전략이나 고민 없이 유행만 따라 왔다 갔다하니까 순서대로 작살이 나고 있다. 차력을 하던 뭘 하던 관객의 눈을 끌어야 하는 거 아닌가. 넥스트는 지금 생각해보면 거의 차력단이었다. 음악만 열심히 하는 걸로 된 게 아니었다. 우리 슬로건이 '연주에 실패한 뮤지션은 용서받아도 액션에 실패한 뮤지션은 용서못한다'였다. - 2007.02.20.
◆ 불법으로 다운받는 사람들은 다운받고 욕이나 안했으면 좋겠다. 그게 뭐 좋으네 나쁘네 하지 말고 그냥 닥치라는 거지. - 2007.02.21.
◆ 부와 명성이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깨달음으로 전해져야 하는 측면이 있다. 한국사회를 이끄는 정신적인 이념이 없다. 천민 패러다임 아래서 정신없이 잘 먹고 잘 살자는 이야기만 해왔다. - 2008.11.21.
◆ 유모차 엄마들을 체포하고, 공무원들을 물갈이하고, 방송을 장악한다. 교과서도 자신들의 이데올로기에 맞지 않는다고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국가의 정책을 펼칠 때도 전문가 집단에게조차도 이념을 들이댄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향수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이 지금 보고 있는 모습은 전두환의 모습이다. 박정희의 모습이 아니다. - 2008.12.18.
◆ 공교육이 우수한 학생은 감당 못하고 떨어지는 학생은 배려 못하니 가려운 부분은 사교육이라도 동원해서 긁어주고, 공교육은 자취를 감춘 인성 교육과 사회화의 서비스를 강화하는 게 현재의 차선책. 당신들과 소신이 다른 게 범죄야? '사교육=입시교육을 더욱 지옥으로 만드는 절대악'이라는 논리에 한 번도 동의한 바가 없다. 사교육이 눈에 거슬린다면 사교육이 무용지물이 되는 환경을 만들든가 할 일이지, 엄연히 존재하는 사교육을 부인하라면 차라리 베드로가 예수를 세 번 부인하기가 더 쉽다. - 2009.02.28.
◆ 이 나라는 술에 잠겨 가라앉고 있는 나라다. 우리나라는 술 문화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다. 사람이 술을 지배해야지 술이 사람을 지배하면 쪽팔린 것이다. - 2009.03.14.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합당한 주권에 의거하여, 또한 적법한 국제 절차에 따라 로케트(굳이 ICBM이라고 하진 않겠다)의 발사에 성공하였음을 민족의 일원으로서 경축한다. - 2009.04.08.
◆ 내 캐릭터 자체가 현재 우리 사회, 그 가운데서도 특히 보수층, 또 그 가운데서도 미디어와 불화를 빚을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필연적으로 벌어지는 문제이자 싸움인데, 다만 그 싸움의 방식이 너무나 저열하다는 거다. - 2009.04.16.
◆ 물에 빠진 사람을 우리가 구하지 않았다는 죄의식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노무현의 죽음은 민주주의를 되돌리는 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지만 그러기엔 너무 아까운 사람이 죽었다. - 2009.06.22.
◆ 동방신기와 비의 노래를 유해매체로 지정할 것이 아니라 국회 자체를 유해 장소로 지정하고 뉴스를 차단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국회 역시 19금이다. - 2009.12.18.
◆ 지금은 음악이 편안하게 소비되는 시대다. 나는 이러한 시대 자체에 대한 불만은 없지만, 확실한 건 그것은 내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 2010.02.27.
◆ 자살충동 경향이 굉장히 센 편이어서 과거 조절하는 훈련이나 치료를 받았는데 아이들이 생기고부터는 너무 행복해서 저절로 치유가 됐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고 당신의 아들, 엄마, 오빠, 강아지 그 무엇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 2011.07.12.
◆ 게임중독이 과연 약물중독과 같은 차원인가하는 찌질한 논쟁은 핵심이 아니다. '게임에 중독될 수 있는 권리' 또한 존재할 수 있어야 하며, 오만한 공권력이 함부로 개인의 삶과 가치를 규정하는 데서 생기는 해악은 게임중독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악 그 자체다. - 2013.10.29.
◆ 세상을 바꿀 힘은 없어도 세상의 일부인 자신을 바꿀 힘은 있지 않겠냐. 닥치고 힘내라. - 2013.12.17.
◆ 청소년기나 청년기의 부정적인 생각들, 시니컬하게 보고 기성세대를 깔보는 게 없다면 세상 자체가 멸망할 거라고 본다. - 2014.07.01.
◆ MP3가 생겨나고 이동통신업체가 음원 서비스를 맡는 등 창작 환경이 많이 바뀌어왔는데 그 때마다 착취당하는 것은 항상 음악가들이었다. - 2014.07.16.
◆ 흔히 꿈은 이뤄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네가 무슨 꿈을 이루는 지에 대해 신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행복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엄청난 신경을 쓰고 있다. 성공의 결과보다는 자신의 행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2014.07.21.
◆ 사회적 발언을 하거나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게 다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와 사회와 음악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음악이 이상해진다. - 201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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