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일한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시기에 새해가 밝고 딸아이와 아들 녀석도 방학을 맞아 가볍게 여행이나 다녀오기로 합니다. 모처럼 해외로 나가는 것도 고려했으나 아내를 두고 가야 하고 아직은 좀 이른 것 같아 일단 남쪽으로 내려가는 걸로.
3박 4일 일정이라 짐이 꽤 많아졌습니다. 기름 가득 넣고 출발~!!
4시간 여를 달려 국내에서 탑승거리가 가장 길다는(3.23km)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러 왔습니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 왕복권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155m에 이르는 지주타워(세계 두 번째 높이라고 합니다)에 매달려 바다 위를 건너는 스릴이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씨여서 조금 아쉽습니다.
이왕이면 크리스탈 캐빈이어야 합니다. 쫄깃쫄깃.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보였던 '고하도 전망대'에서 잠시 하차합니다.
탁 트인 바다가 미세먼지 때문에 흐릿하게 보여 몹시 아쉽습니다.
점심때가 되어 최근에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는 '선경준치회집'을 찾아갔습니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는데 그 준치가 맞습니다.
준치회무침과 병어회무침과 붕장어 양념구이를 주문했는데 붕장어가 먼저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붕장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곳의 양념구이는 너무나도 맛있는 것입니다. 뼈도 씹히지 않고 민물장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감칠맛이 일품입니다.
게눈 감추듯 붕장어를 해치우고 회무침을 맞을 마음의 준비를.
준치와 병어가 나왔습니다. 참기름을 바른 대접에 밥과 함께 쓱쓱 비벼먹으면 됩니다. 언뜻 보기엔 구분이 되지 않지만 식감이 미묘하게 다릅니다. 궁금증에 준치를 맛보긴 했으나 저는 역시 병어가 좋습니다. ㅎㅎ
점심을 맛있게 먹고 나서 영화 '1987'의 촬영지라는 '연희네슈퍼'에 들르기로 합니다.
야만의 역사가 그대로 간직되어 있습니다.
누나가 왜 거기서 나와?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과거의 생활상을 보여주기에 알맞은 곳입니다.
'연희네슈퍼' 외에도 볼거리가 다양합니다. 여기저기에 사진 찍는 방문객들이 꽤 많습니다.
예약해 둔 숙소로 가는 길에 '갓바위'가 있어 잠시 정차하고 둘러봅니다. 천연기념물 제50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인위적 요인이 전혀 작용하지 않고 해역의 풍화환경에서 자연적인 과정으로 빚어진 풍화혈 상태의 자연 조각품이며 다른 지역 풍화혈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via 위키백과)
하룻밤 묵어 갈 '드메르 호텔'에 체크인을 합니다.
깔끔하게 정돈이 잘 되어 있고 스타일러도 갖추고 있어 만족스럽습니다.
커피도 공짜고 조식도 제공됩니다.
호텔에 짐을 풀어놓고 저녁거리를 준비하러 '목포 종합수산시장'으로 갑니다.
역시 홍어의 고장답게 곳곳에 국내산 홍어들이 가득합니다. 이곳에는 활어가 없으니 활어 횟감을 구하려면 중앙시장이나 북항 쪽에 있는 활어회 어시장으로 가야 한답니다. 저희는 홍어를 먹을 것이므로 이리 온 것입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 도는 푸짐한 국내산 홍어가 한 팩에 30,000원밖에 하지 않습니다. 한 팩 더 포장하고, 멀리서 왔다고 하니 사장님이 특별히 챙겨주신 어마어마한 홍어애까지 담아 숙소로 돌아가려는 찰나.
이건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이토록 영롱한 족발+순대+머릿고기를 어떻게 지나친단 말입니까.
가볍게 먹으려다가 그만 푸짐한 만찬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홍어야 뭐 말이 필요 없고 무엇보다 머릿고기가 그야말로 예술입니다.
장거리 운전과 첫날부터 꽤 강행군에 과음을 했으나 조식은 거를 수 없습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둘째날 일정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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