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는 아내와 완벽하게 엇갈려 뭘할까 고민하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광주 챔피언스 필드에서 타이거즈 경기를 직관을 하기로 결정하고 준비했습니다.
안산종합터미널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광주로 가는 고속버스에 오릅니다. 우등이 아닌 일반이었음에도 승객들이 적어 여유로운 자세로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도착. 프로야구 원년 해태타이거즈 때부터 팬이었으나 광주까지 내려가서 직접 관람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티켓을 수령하고 구장에 들어가기 전 여기저기 둘러보며 이곳이 광주라는 것과 홈팬으로서 왔다는 것을 실감해봅니다.
출입구로 들어서려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빗방울이 제법 굵어져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입니다. 작년에 문학구장에 갔다가 우천 취소되어 치킨만 먹고 돌아온 흑역사가 떠오릅니다.
유니폼을 맞춰입고 광주까지 왔는데 경기가 취소되면 그야말로 멘붕입니다.
조마조마하고 속타는 마음을 생맥주 한 잔으로 달래고 있다보니 다행히 비가 그치고 방수포를 걷어내는 순간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타이거즈 좌완 최초로 100승을 달성한 양현종 선수를 보며 딸아이는 환호성을 지릅니다.
국민의례와 시구에 이어 드디어 경기 시작.
먼길을 달려와 열심히 응원하는데 이게 뭥미? ㅡㅡ;
오늘은 이기긴 틀린 것 같으니 먹고 마시고 노래 부르면서 즐기자~;;
비록 지고 있지만 구장을 가득 메운 타이거즈 홈팀 관중들과 하나가 되어 응원을 하니 타향에서의 설움을 잠시나마 잊게됩니다. ㅋㅋㅋ
꼴랑 7번, 18번. 영구결번에 유독 박한 타이거즈. ㅎㅎ
경기는 이길 가망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잠시 밖으로 나가 옛 무등경기장과 외야 쪽을 구경합니다.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치고...
어쨌든 양팀 선수들 모두 수고했어요. ㅡㅡ;
경기에는 졌지만 아름다운 구장을 직접 방문하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택시를 잡아 탄 다음 숙소를 잡으러 출발.
인터넷으로 미리 검색하여 알아둔 신안동 모텔촌으로 가서 깔끔하고 조용한 방을 잡고 조촐한 우리만의 파티파티.
세 식구 숙박료 3만원에 너무 친절하고 깨끗해서 대만족이었습니다. 특히 작은 녀석은 매우 좋았는지 다음에 엄마랑 또 오자고 벌써부터 징징댑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모텔들이 정말 많군요. 가족 단위 여행객들과 야구팬들이 주를 이루므로 모텔에 대한 어떤 므흣한 선입견은 잠시 접어둬도 될 듯합니다.
도깨비마을과 한국별관이 소문난 맛집이라고 했는데 저희는 한국별관으로 정했습니다.
딸아이는 육회비빔밥, 아들녀석은 갈비탕, 저는 이집의 자랑이라는 애호박찌개를 선택했습니다.
가성비 갑이며 남도 특유의 존맛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강추!
유스퀘어 터미널로 이동 후 집으로.
출근하느라 함께 못한 엄마의 아쉬움은 호두과자로 달래주기로.
오매불망 기다리시던 아내분이 감자탕을 하사하시어 짧았지만 알차고 재미있었던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타이거즈의 오랜 팬으로서 새로 지은 아름다운 구장에서 직접 야구를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추억이었는데 숙소도, 음식도 저렴하면서도 훌륭하여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재방문 추진 확률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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