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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단상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 박완서

by mathpark 2018. 10. 15.

◆ 분단된 민족에 대한 그들의 적나라한 연민의 시선을 받으면서 나는 처음으로 우리가 중국 땅에서 숱하게 뿌리고 다닌 연민을 같잖고도 창피하게 여겼다. 그들이 우리보다 조금 못 입었다고, 조금 덜 정결하다고, 조금 작은 집에 산다고 여길 때마다 아끼지 않은 연민은 지금 그들로부터 받고 있는 연민에 비하면 얼마나 소소하고도 천박스러운 것이었던가. - <부드러운 여행> 中



◆ 내가 한사코 혼자 살고 싶어하는 걸 보고 외롭지 않느냐고 묻는 이가 있다. 나는 순순히 외롭다고 대답한다. 그게 묻는 이가 기대하는 대답 같아서다. 그러나 속으로는 '너는 안 외롭냐? 안 외로우면 바보'라는 맹랑한 대답을 하고 있으니, 이 오기를 어찌할 거나. - <내가 걸어온 길> 中



◆ 표표히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는 사람은 복되다. - <언덕방은 내 방> 中



◆ 사람들은 몇천 년을 두고 늙은이는 젊은이 하는 짓에 "말세로다 말세로다" 한탄을 하는 짓을 반복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다행히도 아직도 말세는 안 왔고 젊은이들에 의해 역사는 발전해 왔지 않은가. - <머리털 좀 길어 봤자> 中



◆ 참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고, 어려운 일은 보다 지혜로운 자의 몫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 <그까짓 거 내버려 두자> 中



◆ 왜 부모면 부모다운 부모가 되려 들지 않고 굳이 친구 같은 부모가 되겠다는 것일까? 사람에겐 친구는 친구로서 부모는 부모로서 따로 존재 가치가 있을 터인데도 말이다. - <답답하다는 아이들> 中



◆ 내 남편을 낳아 길러 주었고, 내 자식을 같이 사랑하고, 같이 병상을 보살피고, 같이 재롱에 웃던 분의 쓸쓸한 노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저 한가닥 연민뿐이니 그것 또한 서글프다. - <노인> 中



◆ 한꺼번에 많은 아름다운 것을 봐 두려고 생각하면 그건 이미 탐욕이다. 탐욕은 추하다. - <그때가 가을이었으면> 中



★★★☆☆ "한국 문단에 박완서라는 존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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