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간의 추석 여행 마지막 날이 밝았습니다. 새벽에 일찍 잠에서 깨어 동이 트는 모습을 비몽사몽간에 방충망 너머로 잠시 바라봅니다.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속초에서 고성을 향해 출발합니다.
처음 들른 곳은 관동팔경 중 수일경이라는 청간정입니다. 풍광 좋은 아담한 정자가 예뻤는데 이승만이 썼다는 현판이 걸려 있는 것이 아쉽습니다.
곳곳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를 비롯한 꽃들이 가을이 왔음을 일깨워 줍니다.
청간정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이번에는 천학정이 있습니다. 정자 자체가 500년 전부터 존재했다고 하며 동물 모양을 비롯한 여러 가지 형상의 기암괴석과 수령이 수백년이 넘었다는 소나무의 위용이 장관입니다.
천학정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송지호 해수욕장이 나옵니다. 물빛도 좋고 유난히 파도소리가 높아 한참을 머무르며 바다 내음을 실컷 들이켰습니다.
정말 아담하지만 아름다운 초도항에도 잠시 들렀습니다. 성게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군요.
화진포로 향해 김일성 별장(화진포의 성)과 화진포 해수욕장을 구경했습니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들어가면 김일성, 이승만, 이기붕 별장을 모두 관람할 수 있는데 저희는 그냥 김일성 별장만 둘러보았습니다.
좌로는 커다란 호수가 있고 우로는 드넓은 화진포 해변이 있는 천혜의 장소입니다. 저들이 왜 이곳에 별장을 지었는지 십분 수긍이 됩니다. 복판에 떡하니 위치한 화진포 콘도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고성에 유명한 막국수 집이 두 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중 하나인 화진포 메밀막국수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동치미 비빔, 물 막국수 한 그릇씩과 돼지고기 수육, 메밀 만두와 전병 반반씩, 메밀꽃 동동주 한 병을 주문했습니다. 특이하게 명태식해 보쌈을 곁들여 먹는데 제가 먹어 본 수많은 막국수 중에 단연 지존입니다. 메밀 만두와 전병 역시 끝내주고 백김치도 정말 깔끔하니 맛있습니다. 고성에 가시게 되면 이건 무조건 꼭 먹고 와야 됩니다.
메밀꽃 동동주가 한없이 들어갈 것 같았지만 저는 운전을 해야하므로 살짝 맛만 보고 한병을 몽땅 아내가 흡입해 버렸습니다. 아쉽습니다. ㅜㅜ
청간정에서 바라본 천진 해변과 송지호 해변, 화진포 해변을 파노라마로 담아 봤습니다. GX1에는 파노라마 기능이 없어서 폰카로..ㅡㅡ;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 진부령을 넘어가는데 도중에 멋진 폭포가 있어 잠시 내려서 보니 매바위 폭포더군요. 시원한 물줄기가 장관인데 이것이 인공 폭포라고 하니 더 놀랍습니다.
차가 하나도 막히지 많아 가평휴게소에서 30여분 정도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3시간만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거의 1000km에 육박하는 여정이었습니다. 식구들과 좋은 추억도 만들고 복잡했던 생각도 정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속초에서 사온 만석 닭강정과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여독을 풀고 3박 4일간의 추석 여행을 정리합니다.
아들 녀석은 피곤하지도 않은지 그새 만들기 책을 꺼내어 뭔가를 열심히 조립하는군요. 이 녀석 바로 다음 날에는 유치원에서 에버랜드로 소풍까지 다녀왔답니다. 무엇에도 찌들지 않은 저 강인한 체력이 부럽기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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